안키(Anki)에서 서식을 편집하려면 먼저 필드, 노트, 노트 유형, 카드 유형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안키에서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지만, 한 번 이해하면 "왜 서식을 한 번만 고쳐도 모든 카드가 바뀌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서 설명해 볼게요.
필드 — 이름을 붙인 입력칸
앞면에 "사과", 뒷면에 "apple"이 적힌 카드가 있다고 합시다. 이 두 내용에 이름을 붙여 볼게요. "사과"가 들어가는 칸은 한글, "apple"이 들어가는 칸은 영어라고요. 이렇게 이름이 붙은 입력칸을 필드(field)라고 부릅니다.
필드를 설정해야 하는 이유는 앞으로 여러 가지 플래시 카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글을 쓰는 칸에는 한글만 작성하고, 영어를 쓰는 칸에는 영어만 작성하기 위해서 각 필드의 이름을 정합니다. 이렇게 하면 몇 개의 플래시 카드를 만든다고 해도 한글을 적는 칸과 영어를 적는 칸을 구분하기 쉽습니다.
로그인 화면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아이디를 입력하는 칸,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칸이 있죠. 그 칸이 필드이고, 칸에 붙은 이름(아이디, 비밀번호)이 필드명, 실제로 입력한 값이 필드 내용입니다.
노트 — 필드를 채운 것
한글 필드에 "사과", 영어 필드에 "apple"을 채워 넣으면 노트(note) 하나가 됩니다. 한글에 "바나나", 영어에 "banana"를 채우면 총 2개의 노트가 있게 되는 겁니다. 이 과정이 카드 1개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이것은 "노트"를 만든 것이지 "카드"를 만든 것은 아닙니다.
노트 유형 — 필드 구성의 설계도
위의 노트들은 내용은 "사과/apple", "바나나/banana"로 서로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부 "한글 + 영어"라는 같은 필드 구성을 쓰고 있어요. 이 필드 구성만 떼어내서 설계도처럼 쓰는 것이 노트 유형(note type)입니다. "한글과 영어 두 필드로 된 노트 유형"을 만들어 두면, 그 유형을 따르는 노트를 몇 개든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노트 유형은 필드가 모여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노트유형A는 "한글 + 영어"로 두고, 새롭게 예문을 추가하고 싶다면 "예문"이라는 필드를 추가해서 "한글 + 영어 + 예문"의 노트유형B를 만들 수 있습니다.
카드 유형 — 필드를 카드에 배치하는 설계도
원하는 노트 유형에 필드 값을 채워서 실제 카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때 어떤 필드로 앞면과 뒷면을 구성할지 정해야 합니다. "앞면에는 한글 필드, 뒷면에는 영어와 예문 필드를 보여줘"라는 설계가 필요하죠. 이것이 카드 유형(card type, 서식·템플릿이라고도 합니다)입니다.
카드 유형은 노트 유형처럼 여러 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카드유형A는 "앞면에는 한글, 뒷면에는 영어"로 만들고, 카드유형B는 "앞면에는 영어, 뒷면에는 한글"로 만들 수 있습니다.
카드 유형 안에서 필드는 {{한글}}처럼 중괄호 두 개로
감싸서 씁니다. "한글이라는 글자를 보여줘"가 아니라 "한글 필드에 들어 있는
내용을 보여줘"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앞면 서식에 {{한글}}이라고
적어 두면, 노트마다 각자의 한글 필드 내용("사과", "바나나", …)이
표시된 카드가 만들어집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이어집니다. 노트 유형을 고르는 것은 필드 구성을 고르는 것이고, 거기에 내용을 입력하면 노트가 생기며, 노트가 생기는 순간 그 노트 유형이 가진 카드 유형에 따라 카드가 자동으로 만들어집니다.
왜 이렇게 복잡한 구조를 쓸까요?
카드에 내용을 직접 적는 방식이었다면, "앞면과 뒷면을 바꾸고 싶다"(영어를 보고
한글을 떠올리는 연습으로 바꾸고 싶다)고 할 때 카드 100장을 하나하나 열어서
고쳐야 합니다. 하지만 안키에서는 카드 유형 한 장만 고치면 됩니다.
앞면 서식을 {{한글}}에서 {{영어}}로 바꾸고,
뒷면 서식을 {{영어}}에서 {{한글}}로 바꾸는 순간,
그 노트 유형을 쓰는 모든 카드가 한꺼번에 바뀝니다.
100장이든 1,000장이든 수정은 한 번이에요.
두 방향을 다 연습하고 싶다면 카드 유형을 두 개 만들면 됩니다. "앞면 한글 → 뒷면 영어"와 "앞면 영어 → 뒷면 한글" 설계도가 둘 다 있으면, 노트 하나를 입력할 때마다 카드가 두 장씩 자동으로 생깁니다. 안키의 기본 노트 유형 "Basic (and reversed card)"이 정확히 이 구조입니다.
즉, 내가 한글 필드에 "사과"를 입력하고 영어 필드에 "apple"만 입력해도, "사과"를 보고 영어를 떠올리는 카드와 "apple"을 보고 한글을 떠올려야 하는 카드 2개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정리 — 무엇을 고치려면 어디를 수정할까
- 카드의 내용을 고치려면 → 노트를 수정합니다. 노트의 필드 내용을 바꾸면 그 노트에서 나온 모든 카드에 반영됩니다.
- 카드의 모양·배치(폰트, 색, 어떤 필드를 어디에 보여줄지)를 고치려면 → 카드 유형(서식)을 수정합니다. 같은 노트 유형을 쓰는 모든 카드가 한 번에 바뀝니다.
ankieditor가 편집하는 것이 바로 이 카드 유형의 서식입니다.
Anki의 카드 유형 화면에 있는 앞면/뒷면/스타일 코드를 붙여넣고 클릭으로 꾸민 뒤
되붙이는 것이므로, 여기서 바꾼 서식은 그 노트 유형의 모든 카드에 적용됩니다.
편집기에서 {{필드}}가 알약 모양으로 보호되는 이유도 이제 아실 거예요 —
그건 글자가 아니라 "필드 내용이 표시될 자리"이기 때문입니다.